티스토리 뷰

반응형

The Otals - SuperhyperdestructiveIloveyou!!!

- Date: 2026.08.11.
- Location: Japan, Tokyo, Shibuya, Club Quattro


이 이야기는 지난 나고야 라이브에서 시작됩니다. 

 

FAXxxxxx : 우리 라이브 한 번 더 한다!

 

 마지막 투어 보러 왔더니 추가 공연 소식에 장소는 무려 시부야 콰트로 라는데 이걸 마다할 이유가 있나요. 무조건 콜이죠. 아무튼 그렇게 들뜬 마음을 안고 예매처를 확인했는데... 로치케였습니다. 사실 여기서 티켓을 사려면 일본 전화번호가 필요해서 외국인 입장에서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한국 기준으론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닌데, 일본 유심을 구해서 날씨 좋은 날에 부산 앞바다로 간 다음, 거기서 대마도 회선을 잡고 통신비 폭탄을 건 예매를 하면 이론상 가능하긴 합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눈치 빠른 Otals가 외국인 전용 페이지를 금방 열어줘서 저 괴담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네요.

티켓 구한 이상 남은 거라곤 공연날짜까지 기다리는 것뿐이죠. 중간중간 신보도 들어주면서 대망의 8월 11일, 오전 비행기로 하네다에 도착했습니다.

결전의 장소에 왔지만 아직 로치케의 마수가 남아있습니다. 로손에 가서 Loppi를 찾고 QR을 찍고 표 교환까지 해서 퇴치해 줍시다.

마침내 도착한 시부야 클럽 콰트로. Number Girl의 <シブヤRockstransformed状態>이 실연된 장소이자 눈치 없는 기둥으로 유명한 라이브하우스입니다.

15:40 쯤 도착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줄이 길어서 놀랐습니다. 그래도 복도에 걸린 포스터랑 이런저런 라인업들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서 지루하지는 않았습니다. 굿즈는 이번 라이브에서 처음 판매되는 모자랑 미공개 SE CD를 샀어요.

구매하고 밖으로 나오니 비가 조금씩 오기 시작했는데요. 태풍 치고는 빗줄기가 약해서 괜한 걱정거리 하나가 사라졌습니다. 이후엔 계단에서 잠시 번호대로 대기하다가 입장했습니다.

입장했으면 음료는 당연히 차이나블루를 마셔야겠죠. 지난 공연 때 처음 마시고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콰이페'라는 리치향 리큐르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라이브 이야기로 넘어가 보면, <SuperhyperdestructiveIloveyou!!!>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꽤 destructive 한 공연이었습니다. 태풍도 부숴버릴 듯한 기세의 FAXxxxxx와 Marina, 덩달아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기타, 쾅쾅 울리는 드럼/베이스까지 전반적인 음향도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The Otals - 'ナナマルサンバツ'

 오프닝 1,2 선발은 'ナナマルサンバツ'와 'そしてチャイナブルー'가 맡았는데, 시작부터 너무 앞서나가지 않으면서 전주만으로도 두근거림을 전달할 수 있는 곡들이라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신곡들 중 하나를 첫 곡으로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완전 정석을 택했네요. 이어서 'シュシュをあげるよ'의 빠른 템포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다음, 상대적으로 잔잔한 'サマータイム.JPG'과 'Telephoneline'으로 진행하며 매끄러운 연착륙을 보여줬습니다. 

 

The Otals - 'さよならマクガフィン'

 잠깐의 정비시간을 가지고 'ウェンズデーにおまかせ!'와 함께 다시 출발했습니다. MV도 그렇고 반짝반짝하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곡입니다. 이어지는 'メランコリィディスコード'는 구성이 살짝 바뀌었네요. 첫선이었던 나고야 라이브에서는 Marina가 혼자 불렀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번엔 피처링 파트를 FAXxxxxx에게 줬습니다. 그리고 다음은 신곡 'さよならマクガフィン'의 차례. 개인적으로 곡에서 자연스러운 변곡점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The Otals의 큰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요. "嘘つき!"를 기점으로 전환되는 전개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후 후반부의 몰아치는 연주가 매력적인 'スランバーワンダーランドへようこそ'를 지나 토크 타임을 가졌습니다. 사실 MC 때 FAXxxxxx가 이것저것 이야기하긴 했는데 Marina의 필라테스 이야기가 너무 강렬해서 묻혀버렸네요.

 

The Otals - 'スタインバーグに憧れて'

 MC 이후 이어진 하이라이트 셋리스트가 꽤 흥미로운데요. 먼저 통통 튀는 'Moon Landing!'으로 우주선 엔진을 점화한 다음, "宇宙飛行士です"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ウチは泣きそーです'로 재치 있게 이어받았습니다. 그러더니 초창기 EP 수록곡인 'スタインバーグに憧れて'과 '竜宮さん'를 2026 버전으로 최신화해 주면서 묵은 한도 풀어줬습니다. 다음으로 이어진건 라이브로 들어야 빛이 나는 곡 1위, 'チートコードは給水塔'네요. "うるさい うるさい うるさい うるさい うるさいな!"라고 외치는 절정부가 핵심인 곡인데, 시끄러우면 더 시끄럽게 만들어 주겠다는 마인드로 1.5배 정도 볼륨을 더 때려 박아서 연주하면 짜릿한 라이브 버전이 됩니다.

 

The Otals - 'チートコードは給水塔'

 치트코드의 여운을 뒤로하고 아는 사람만 아는 '螺子巻発条奇譚'가 흘러나왔습니다. 만우절 하루 동안만 공개되었던 곡인데 이걸 라이브에서 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네요. 특히 가사 중에 도쿄를 헤매는 가사가 있는데, 당일 시부야 가는 길에 야마노테선을 우에노 쪽으로... 정반대로 타고 왔던 게 생각났습니다. 아무튼 신곡인 '空想するタルトタタン'도 첫선을 보였고 또 하나의 아는 사람만 아는 EP 한정곡 '革命前夜のスーパーマーケット'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이번 공연의 꽃인 'リバースエッジがきこえる'의 차례가 왔을 때 환호를 지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이 곡을 정말 사랑한다는 걸 말했던가요. <Destroy My Memory> EP 전반에 '오늘 세상이 멸망해도 너 하나만 있으면'이란 테마가 깔려있는데, 그 색깔이 확연히 드러나는 곡입니다. 거기에 폭풍처럼 몰아치는 기타와 고조되는 FAXxxxxx의 보컬까지 더해지니 여름밤을 불태우는 최고의 하이라이트가 되었습니다.

 

The Otals - 'リバーズエッジが聞こえる'

 강렬한 연주가 끝나고 두 번째 MC 타임이 있었습니다. 물론 Marina의 필라테스 추천은 아직 끝나지 않았네요. 그렇게 기-승-전-필라테스(?)가 되어버린 공연도 'オフィーリアにもう一度'의 층층이 쌓여나가는 악기들과 함께 막바지로 치닫습니다. 그리고 피날레를 장식하는 건 <All Imperfect Summerland>의 두 대표곡 'マイ・ロリポップ・ナイトメア'과 'アンチソーダにいわせれば'. 필라테스의 효과인지 FAXxxxxx와 Marina 모두 끝까지 열정 넘치는 퍼포먼스를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잠깐 퇴장 후 앵콜로 'シナリオライターを撃たないで', '波ちゃんとバク', 'ティーンエイジはきみのもの' 3곡 더 부르고 마무리했습니다.

 

The Otals - 'ティーンエイジはきみのもの'

공연이 끝나고 인파 때문에 조금 늦게 퇴장했더니 셋리스트 종이를 못 받았는데요. 없으면 만들면 됩니다. 근처 세븐일레븐에 들어가서 프린터를 찾아 셋리스트를 출력해 주고, 시부야역에 기념 스탬프도 있으니 하나 찍어줬습니다. 

 

 마무리하자면 여름에 듣는 The Otals 라이브는 확실히 뭔가 다르긴 했습니다. 아침 비행기라 전날 공항에서 밤새고 왔는데 피곤한거 다 잊을 만큼 에너지 넘치고 너무 즐거운 공연이었어요. 다음 공연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하루빨리 내한 올 수 있도록 The Otals도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반응형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2026/08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