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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to's Magazine
- Active : 2004 ~ present
- Formed : Barcelona, Spain
- Genres : Progressive Rock, Symponic Prog
2004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결성된 심포닉 프로그레시브록 밴드. 메탈 범벅인 최근의 프로그레시브록 흐름과는 다르게 신스 기반의 밝고 신나는 멜로디와 유머러스한 감각으로 무장한 밴드이다. 귀에 꽂히는 직관적인 멜로디는 대다수가 생각하는 클래식한 기존 프로그레시브록 이미지와는 다르지만, 의외로 장르의 문법 자체는 절묘하게 지키는 오묘한 매력이 특징이다. 진지하고 웅장함을 추구하는 기존 프로그레시브록 앨범들과는 다른 이런 Cheeto's Magazine 만의 가볍고 유머러스한 감각은 분명 리스너들에게 신선한 감상 포인트를 제공할 것이다.
1. 진지한 듯 지독하게 장난스러운 : <Boiling Fowls>
Cheeto's Magazine은 처음에는 보컬 Esteban Navarro와 기타 Manel Orella 단 두 명으로 시작했지만, 이후 2006년에 Didac Garcia, Joan Montane가 각각 베이스와 드럼으로 들어오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밴드로써 출발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밴드 최초 결성 자체는 2004년이지만 첫 앨범인 <Boiling Fowls>가 나오기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리면서, Cheeto's Magazine이라는 밴드명은 꽤 오랫동안 스페인 프로그레시브록씬 지하에 묻혀있었다. 어쨌든 그렇게 10년 만에 빛을 본 첫 정규앨범 <Boiling Fowls>는 독특한 스타일과 유머러스한 사운드로 나름 마니아층의 관심도 받게 되었고, Cheeto's Magazine만의 정체성도 드러낸 앨범이 되었다.
<Boiling Fowls>에서 이들의 음악적 특징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곡은 무엇보다도 앨범의 오프닝 트랙인 'Nova America'일 것이다. 정말 단순하게 해당 트랙이 가지고 있는 장르적 특성만을 놓고 보았을 때, 25분 동안 전개되는 대곡 지향적인 구성과, 심포닉한 연주는 일반적인 프로그레시브록의 문법을 따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Cheeto's Magzine은 그러한 장르의 요소와는 정반대로, 시종일관 멜로디컬하고 경쾌한 신스 사운드를 유지하고 중간중간 엉뚱하고 장난스러운 보컬을 집어넣으면서, 지독하게 장르적 구성에서 느껴질 수 있는 진지함을 파괴시킨다. 이런 엉뚱한 전개가 처음에는 집중을 방해하는 것 같고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오히려 이러한 요소들 덕분에 프로그레시브록이라는 다소 무거운 장르임에도, Cheeto's Magazine의 음악은 항상 가벼움과 유머러스함을 유지한다. 또한 이들은 앨범의 각 트랙을 20분 이상의 대곡보다는 4~7분 정도의 비교적 짧은 곡들로 주로 구성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점은 앞서 언급한 유머러스한 곡 전개와 더불어 대곡 지향적인 프로그레시브록이라는 장르의 피로감을 줄이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Cheeto's Magazine은 자신들의 음악에 캐주얼함을 더함으로써 장르적 부담감을 낮추어, 리스너들이 자주 찾아 들을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다.
추천 트랙 : Nova America, Volcano Burger, Teddy Bears
2. 'Basket Case'의 프로그레시브한 해석 : <Tasty Old Snacks> (EP)
2014년 발매된 <Boiling Fowls>는 그들의 첫 정규앨범이긴 하지만, 그보다 앞서 2009년에 <All the Chickens in the Bowl>이라는 EP가 먼저 나온 적이 있다. 그러다보니 Cheeto's Magzine 입장에서는 이 EP의 트랙들을 <Boiling Fowls>에서 어느정도 활용할 수도 있었는데, 어쨌든 정규앨범은 이 EP와는 다른 곡들로 채워지게 되었다. 그래도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는지, 기존에 발매했던 이 EP에 커버곡 하나와 1집의 'Nova America'를 섞어서 2017년 <Tasty Old Snacks>라는 새 EP를 공개하게 된다. 이 EP의 후반부에 들어있는 기존 <All the Chickens in the Bowl>의 트랙들은 <Boiling Fowls>와 같은 선상에 있는 곡 들이라 아마 익숙하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Tasty Old Snacks> 앨범 전체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트랙은 Green Day의 'Basket Case' 커버일 것이다. 워낙 유명한 곡이고 다른 밴드들의 여러 커버들도 많이 들어봤겠지만, Cheeto’s Magazine 특유의 신스 범벅 사운드와 쓸데없이 진지하면서 유머러스한 곡 전개는 'Basket Case'라는 곡이 표현하는 정신병의 의미와 잘 조화되면서 익숙하지만 신선한 감상을 제공한다.
추천 트랙 : Basket Case (Cover), Trumpets Party
3. 한단계 더 발전된 중독적인 닌텐도 프록 : <Amazingous>
2019년 발매된 2집 <Amazingous>는 -아직 정규앨범이 2개 뿐이긴 하지만- 분명 Cheeto's Magazine 최고의 앨범으로 뽑을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Amazingous>는 여전히 유머러스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 차 있으면서 1집 때부터 꾸준하게 유지중인 신스 기반의 멜로디컬한 프로그레시브록 사운드가 눈에 띄게 발전한 것이 드러나는 앨범이다. 무엇보다도 <Amazingous>는 'Cheese Cheater', 'Big Boy' 같은 트랙에서 들리는 '닌텐도'스러운 뿅뿅거리는 신스 멜로디가 상당히 매력적인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사운드가 주는 묘한 익숙함은 앨범에 다채로운 색상을 더하고, 프록 특유의 절정부 기타 리프와 조화롭게 어우러지면서 중독성을 가미한다. 또한 <Amazingous> 역시 앞서 언급했던 것 처럼, 'Big Boy' 같은 25분짜리 대곡 하나를 제외하면 전부 4~6분의 짧은 곡들로 구성되어 있어 앨범 단위가 아니더라도 각 트랙들에 쉽게 손이 가게 하는 캐주얼함을 유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시종일관 장난스러운 분위기를 유지하도록 기승전결의 변화에 따라 자유자재로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Esteban Navarro의 보컬 역시 이 앨범의 중요한 감상 포인트로 뽑을 수 있을 것이다.
추천 트랙 : Chili Guillermo, Cheese Cheater, Outflow, Big Boy
전체적으로 Cheeto’s Magazine의 음악은 프로그레시브록이라는 장르적 이미지가 주는 무게감을 과감히 벗어나려는 시도에서 출발한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의 음악은 -10분 내외로 비교적 짧긴하지만- 프로그레시브록 특유의 대곡 지향적인 구성과 같은 장르 특유의 문법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쾌활한 신스와 유머러스한 보컬의 조화를 통해 기존의 웅장하고 진지한 분위기를 무너뜨리는 자신들만의 독특하고 신선한 음악 세계를 완성하였다. 비록 스페인이라는 거리감 때문에 널리 알려지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이번 기회에 이들의 신선한 도전을 한번 귀 기울여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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